만기가 없는데 왜 현물 가격을 따라갈까
일반적인 선물에는 만기가 있습니다. 만기가 되면 현물 가격으로 정산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선물 가격은 현물에 수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코인 시장에서 주로 거래되는 무기한 선물(Perpetual)에는 만기가 없습니다. 정산해서 끝나는 날이 없으니, 가격을 현물에 붙여 둘 장치가 따로 필요합니다.
그 장치가 펀딩비입니다.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비싸지면 롱을 잡은 사람이 숏을 잡은 사람에게 돈을 냅니다. 롱을 유지하는 데 비용이 붙으니 롱이 줄고 숏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내려옵니다. 반대로 선물이 현물보다 싸지면 숏이 롱에게 냅니다. 가격을 강제로 맞추는 게 아니라, 벌어질수록 벌어진 쪽에 비용을 물려서 되돌아오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누가 누구에게 내는가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입니다. 펀딩비는 거래소가 걷어 가는 수수료가 아닙니다. 포지션을 들고 있는 트레이더끼리 직접 주고받습니다. 거래소는 중개만 합니다.
정산은 대개 8시간마다 이루어지고, 그 시각에 포지션을 들고 있는 사람만 대상입니다. 정산 시각 직전에 들어와서 직후에 나가면 한 번치를 온전히 내거나 받습니다. 반대로 정산 시각 사이에 들어왔다 나가면 펀딩비는 한 푼도 오가지 않습니다.
| 펀딩비 부호 | 시장 상태 | 돈의 방향 |
|---|---|---|
| 양수 (+) | 선물이 현물보다 비쌈 · 롱이 많음 | 롱 → 숏 |
| 음수 (−) | 선물이 현물보다 쌈 · 숏이 많음 | 숏 → 롱 |
| 0에 가까움 | 선물과 현물이 붙어 있음 | 거의 오가지 않음 |
실제로 얼마나 나가는가
펀딩비는 증거금이 아니라 포지션 명목가에 붙습니다. 레버리지를 걸면 명목가가 증거금보다 훨씬 커지므로, 내 돈 기준으로는 배율만큼 부풀어 오릅니다. 이게 펀딩비를 우습게 보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예를 들어 펀딩비가 0.01%(무기한 선물에서 흔한 수준)이고 10배 레버리지로 롱을 잡았다면, 한 번 정산에 증거금의 0.1%가 나갑니다. 하루 세 번이면 0.3%, 열흘이면 3%입니다. 방향을 맞혔더라도 이만큼은 먼저 깎이고 시작합니다.
- 표는 증거금 대비 비용입니다. 방향이 맞아도 이만큼을 먼저 벌어야 본전입니다.
- 숏을 잡고 있는데 펀딩비가 양수라면 반대로 받습니다. 횡보장에서 이 수취만 노리는 전략도 있습니다.
| 펀딩비 | 1배(현물처럼) | 10배 | 20배 |
|---|---|---|---|
| 0.01% · 하루 | 0.03% | 0.3% | 0.6% |
| 0.05% · 하루 | 0.15% | 1.5% | 3.0% |
| 0.10% · 하루 | 0.3% | 3.0% | 6.0% |
과열 지표로 읽는 법
펀딩비는 비용이면서 동시에 심리 지표입니다. 값이 크게 양수라는 건 그만큼의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롱을 들고 있겠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한쪽으로 쏠린 상태에서는 작은 하락에도 청산이 연쇄로 터지기 쉽습니다.
- 펀딩비만 보고 방향을 정하면 안 됩니다. 쏠림이 몇 주씩 유지되는 강한 추세장도 흔합니다.
- 청산 현황과 함께 보면 더 잘 읽힙니다. 펀딩비가 높은데 롱 청산이 늘고 있다면 되돌림이 시작된 신호일 수 있습니다.
| 수준 | 읽는 법 |
|---|---|
| 0.01% 안팎 | 평상시입니다. 특별히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됩니다. |
| 0.05% 이상 지속 | 롱 쏠림이 뚜렷합니다. 급락 시 연쇄 청산 위험이 커진 구간입니다. |
| 0.1% 이상 | 과열입니다. 되돌림이 나오면 폭이 큰 경우가 많습니다. |
| 뚜렷한 음수 지속 | 숏 쏠림입니다. 반대로 숏 스퀴즈가 나올 수 있는 자리입니다. |
TradeHub에서 확인하기
모의투자 화면 상단 시세 바에 현재 펀딩비와 다음 정산까지 남은 시간이 함께 표시됩니다. 미결제약정과 롱숏 비율도 같은 줄에 있어서, 쏠림이 어느 쪽인지 한 화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종목을 바꾸면 그 종목의 값으로 갱신됩니다.
모의투자에서는 펀딩비가 손익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실제 거래로 옮겨갈 때는 며칠 이상 들고 갈 포지션이라면 이 비용을 따로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